경제공부

AI 반도체가 강해질수록 작은 부품이 중요해지는 이유

정각재 2026. 9. 2.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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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

 

삼성전기가 2026년 9월 1일 글로벌 대형기업과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발표했다.
회사 보도자료 기준 계약금액은 약 1조 722억 원이며, 공급기간은 2027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삼성전기의 MLCC 장기공급계약 중 최대 규모다.


회사는 글로벌 고객 10여 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AI 가속기와 서버 CPU에 사용하는 고부가 패키지기판의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이번 소식의 핵심은 AI 투자가 연산용 반도체뿐 아니라 전원 안정화 부품과 연결 기판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작은 부품

 

삼성전기는 GPU나 메모리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회사와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 주요 사업은 MLCC 등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카메라모듈 중심의 광학솔루션,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만드는 패키지솔루션으로 나뉜다.

 

이번 기사에서 살펴볼 질문은 하나다. AI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지는데, 왜 MLCC와 FC-BGA 같은 주변 부품의 가치도 커지는가?

두 제품의 역할은 다르다. MLCC는 칩 가까이에서 전압 변동을 줄이고, FC-BGA는 칩과 시스템 사이에 신호와 전력이 오가는 통로를 만든다.

 

MLCC : 전압을 안정시키는 부품

 

MLCC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ultilayer Ceramic Capacitor)다. 얇은 세라믹 유전체와 금속 전극을 여러 층으로 쌓아 전하를 저장한다. 작은 공간에 많은 용량을 담기 위해 수많은 층을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칩은 늘 같은 양의 전류를 사용하지 않는다. 연산 회로가 한꺼번에 작동하면 순간적으로 전류 수요가 커진다. 그런데 전원장치에서 칩까지 이어지는 배선에는 저항과 인덕턴스가 있어, 필요한 전류를 즉시 전달하기 어렵다. 이때 전압이 떨어지거나 흔들리면 연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칩 가까이에 놓인 MLCC는 짧은 순간 전하를 공급하고 고주파 잡음을 줄여 전압 변동을 완화한다. 작은 물탱크가 순간적인 물 수요를 받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장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도, 전압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원관리 반도체도 아니다.

 

AI 서버에서는 고전류 부하와 빠른 부하 변화, 제한된 실장 공간에 대응해야 한다. 그래서 단순한 개수뿐 아니라 용량, 낮은 기생 인덕턴스, 온도·전압 조건에서의 신뢰성이 중요해진다. 서버 세대와 설계에 따라 필요한 개수와 단가는 달라지므로, 모든 AI 서버에 동일한 수량이 들어간다고 볼 수는 없다.

 

FC-BGA : 반도체와 메인보드 사이의 정밀한 기판

 

FC-BGA는 Flip-Chip Ball Grid Array의 약자다.

칩을 뒤집어 미세한 범프로 연결하는 플립칩 방식과, 패키지 아래쪽에 공 모양의 납땜 접점을 배열하는 BGA 방식을 뜻한다. 기사에서 말하는 FC-BGA 사업은 이러한 패키지에 사용하는 고밀도 기판 사업이다.

 

반도체 칩의 접점은 매우 촘촘하지만 메인보드의 배선 간격은 상대적으로 넓다. 패키지기판은 이 간격을 연결하면서 신호를 전달하고 전력을 배분하며 칩을 물리적으로 지지한다. 단순히 칩을 올려놓는 받침판이 아니라 다층 배선 구조다.

 

AI 패키지는 여러 연산 칩과 고대역폭 메모리 등을 함께 연결한다. 이 과정에서 실리콘 인터포저나 브리지 같은 중간 연결 구조가 추가될 수 있다. FC-BGA 기판은 인터포저나 HBM 자체와는 다른 부품이며, 이들과 함께 전체 패키지를 구성한다.

 

기판이 커지고 배선층이 늘어나면 미세회로의 결함, 열에 따른 휨, 신호 손실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2024년 기술 소개에서 서버용 FC-BGA가 일반 PC용보다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20층 이상인 사례를 제시했다.

 

해당 시장에 대해서

 

MLCC와 패키지기판은 모두 AI 외에 스마트폰·자동차·일반 서버 등에도 쓰인다.

  • 전체 MLCC: MarketsandMarkets는 2025년 약 150억 달러에서 2030년 약 219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용만의 시장이 아니라 전체 용도 기준이며, 전망치는 확정 실적이 아니다.
  • 유기 IC 패키지기판: Yole은 2024년 세계 시장이 150억 달러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AI용 FC-BGA만을 분리한 숫자는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체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그 안에서 고사양 제품의 비중이 얼마나 커지느냐다. AI용 부품은 제조 난도가 높지만, 고객 검증을 통과하고 수율을 확보한 업체에는 장기적인 거래 기반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증설 이후 수요가 예상에 못 미치면 가동률과 수익성이 악화될 위험도 있다.

 

 

반도체는 왜 전기를 많이 쓸까?

 

모든 반도체가 많은 전력을 쓰는 것은 아니다. 특히 AI 가속기가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방대한 연산과 데이터 이동을 높은 속도로 반복하기 때문이다.

 

칩 안의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로 상태를 바꾸는 스위치다. 상태가 바뀔 때마다 회로와 배선의 작은 전기용량을 충전하고 방전해야 한다. 동적 소비전력은 대략 ‘실제로 전환되는 회로의 규모 × 전압의 제곱 × 동작 빈도’에 비례한다. 여기에 누설전류 등에 의한 소비전력도 더해진다.

 

AI는 많은 연산 회로를 동시에 사용하고, 계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메모리와 칩 사이에서 계속 옮긴다. 연산 한 번당 효율이 개선돼도 처리하는 작업과 장비의 수가 더 빠르게 늘면 전체 전력 소비는 증가할 수 있다.

 

또한 낮은 전압으로 큰 전력을 전달하려면 큰 전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 전원 레일이 1V에서 500W를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전류는 500A다. 전류가 커질수록 작은 배선 저항에서도 전압 강하와 발열 문제가 커진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충분히 들여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원장치와 전압조정기가 전압을 바꾸고 제어하며, MLCC가 빠른 부하 변화에 대응하고, 패키지기판이 신호와 전력을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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